아이들과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'만화로 보는 고전문학' 시리즈를 발견했습니다.
어른도 읽기 힘들다는 알베르 카뮈의 명작 <페스트>였는데요. 만화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고, 어른인 제가 다시 읽어도 묵직한 울림이 있더군요.
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우리 아이들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, <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21: 페스트> 후기를 남겨봅니다.
1. 도서 정보: 학습만화로 만나는 고전
- 도서명: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21 - 페스트
- 원저 : 알베르 카뮈 / 손영운 편
- 출판사 : 채우리
- 줄거리 : 알제리 항구도시 "오랑(Oran)"에서 어느 날 쥐 떼가 죽어가고, 곧이어 페스트(흑사병)가 창궐합니다. 도시는 폐쇄되고, 고립된 상황 속에서 전염병과 싸우는 의사 '리유'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립니다.
2. 왜 '소설' 대신 '만화'인가? (난이도 비교)
알베르 카뮈의 또 다른 대표작 <이방인>은 그나마 술술 읽히는 편이지만, <페스트>는 솔직히 원작 소설로 읽기가 꽤 난해합니다. 프랑스어 번역체의 부자연스러움도 있고, 소설이라기보다는 철학서에 가까운 무거운 주제 때문이죠.
[만화판의 장점]
- 민음사 원작 기준 약 500페이지 분량을 만화책 250페이지로 압축했습니다.
- 스토리를 단순화하여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쉽습니다.
- 주의: 그림체가 흑백 톤이고 다소 진지해서(우울해서), 아이들이 처음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.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흡입력이 있습니다.
3. 코로나를 겪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(공감 포인트)
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뒤 이 책을 읽으니, 소름 돋을 정도로 현실과 닮아있어 놀랐습니다.
-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우왕좌왕하는 정치인들
- 봉쇄된 도시 안에서 불안해하는 시민들 ("귀양살이"라는 표현이 딱 맞더군요)
-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넘쳐나는 장례 행렬
만화 속 장면 하나하나가 우리가 뉴스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. 아이들과 "코로나 때 기억나니?"라고 대화하며 읽기에 최적의 교재입니다.
4. 기억에 남는 명대사 (인사이트)
만화지만 원작의 깊이를 잃지 않는 명대사들이 많았습니다.


- 선생님은 신을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헌신적인가요? 라는 질문에 주인공 의사 "리유"의 답변
전지전능한 신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면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일은 그만두고 신께 모든 걸 맡겨버리겠죠.
하지만 그런 식으로 신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. 저 역시 그렇습니다.
-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가, 결국 "오랑"에 남아 돕기로 결정하는 "랑베르"의 말
이 세상에 자신이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돌아설 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.
5. 총평: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입문서
내용이 다소 무겁고 진지하지만, 재난 앞에 선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.
벽돌 같은 원작 소설이 부담스럽다면, 채우리 출판사의 만화 버전으로 먼저 입문해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. 초등 고학년 이상 자녀와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아주 좋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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